오늘의 '숨'

드라마 2521의 결말 예상 기사 봄, 기분이 좋지 않음.

ㅅㅜㅁ 2022. 3. 30. 21:29

드라마 2521의 결말 예상 기사 봄, 기분이 좋지 않음.

 

01.

컨디션이 안 좋아서 뭘 포스팅 하기도 귀찮은데, 때마침 드라마 2521의 결말들을 듣고 기분이 나빠 글을 쓰지 않고는 버티기가 어려워 쓰는 글. 의견이 안 맞는 분들은 그냥 스킵하시면 됩니다. 평화롭게 대충 살자 위원회.

 

02.

나는 권도은 작가님을 좋아했다. 검블유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드라마였다. 작가님 드라마가 가장 좋은 점은 남주가 빠졌을 때야 비로소 완성되는 스토리라는 점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그 전체 드라마를 요약할 때 남자 파트너를 쏙 빼도 그 드라마는 모두 설명이 된다. 그런 드라마가 솔직히 몇 되지 않기 때문에 좋아했다. 물론, 검블유가 어떤 드라마와의 표절 논란이 있었다는 것과 제작진은 이것을 해명한다 했으나 아직도 해명이 없다는 점에서 굉장히... ㅎ 패스.

 

03. 

드라마 2521도 좋아했다. 백이진이 본격적으로 희도에게 관심 갖기 직전까지만. ((참고로 드라마 다 보고 까는 거다. 다 봐놓고 왜 까냐고 말하지 말자. 의견 안 맞으면 넘어갑시다, 평화롭게 대충 살자.)) 나는 이 드라마가 총 18회인데, 여주 19살-남주 22살 스토리가 그으으으으렇게 길 줄 몰랐지. 적어도 10회에서는 희도가 성인이 될 줄 알았는데 끝끝내 아니더니, 뭐 제야의 종 땡 치니까 뽀뽀하더라. ...기분이 안 좋았다...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서사를 읽지 않고 왜 무조건 '성인미자'코드로 까냐고. 그말은 즉, 일단 보는 사람 모두 '성인미자'관계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것에 웃음이 났고, 이게 '먹히는' 코드로 이용한 작가님에게 화가 났다. 작가님은 이 글을 쓰면서 '미성년자 희도'의 입장에서 누구보다도 더 많이 이입해서 생각해보았을 텐데, 누구보다도 먼저 '20대 초반 성인 백이진'이 되어 그 마음을 헤아렸을 텐데도, 작가님 스스로 작가님이 나서서 그 관계성의 설득력을 부수었다는게 화가 났다.

 

04. 

나도 처음에 소위 말하는 '인류애적 사랑'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결국 아니었잖아요. 백이진이 희도를 밀어낸 이유는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희도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아니라 본인 직업과 관련된 희도와의 관계 때문이라는 것도 참 그에게 중요한 건 그것이라는 게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은 아무리 몇 번씩 드라마를 돌려봐도 모르겠다. 이런 류의 미디어 콘텐츠는 이미 숱하게 논란이 되어 왔고, 작가님이 그것을 몰랐을 리도 없고, 논란이 되어옴에도 사람들은 볼 때마다 '주인공간의 관계성'을 보라고 한다. 그 점에서 이미 얼마나 유해한가. '현실에서는 안 되고, 드라마에서는 되고.'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면 그 기준도 변해야 하는데, 왜 여전히 이 논쟁 같지 않은 논쟁을 계속 하게 만드는가. (만드는 자의 문제라는 뜻이다.)

 

05. 백이진의 사랑이 마지막까지 설득력과 지지를 얻게 하려면 적어도

01) 희도가 우리 관계가 무지개라 하든 가위라 하든, 백이진은 상관 없어야 했다. 뭐라 지칭하든 무슨 상관이야, '넓은 범위의 사랑' 이라면. 그저 행복하기를 바라는 희도가 그걸 말하며 즐거우면 됐지. 그런데 굳이 백이진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어서, 희도가 그걸 궁금하게 만들고 끝내 사랑이라고 먼저 고백을 했다. 망할. 

02) 그래, 여기까지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럼 그게 어떤 사랑인지 먼저 말을 했어야 한다. 누구보다 희도를 잘 안다고 (오만하게) 자부하는 백이진이 희도가 그 사랑에 대해 이성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을까? 아니. 남의 기분과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아채는 백이진이 그럴리가. 결국 백이진은 희도가 적어도 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의 자신을 온전히 인지하고 움직이기 이전에 희도가 자신에게 그렇게 넘어올 수밖에 만들었다. 희도가 아무리 주체적으로 결정을 했다 한들 그 모든 조건을 만들어준 건 백이진이라 생각한다.

03) 어떤 이들은 이 관계는 너무 깨끗한데 백이진을 맡은 배우가 너무 매력적이라 사람들이 그렇게 보게 착각하게 만드는 거라고도 하는데... 아... 그래요... 그렇군요...

 

06. 

작가님이 무슨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는지는 알 것 같으면서도 알고 싶지 않아졌지만, 결말에 대한 기사를 보고... ㅎㅎㅎ... 더 말을 잃었던 점은, 아, 이 드라마는 결말을 예상하는 것자체가 의미가 없었구나, 하는 점이었다.사실 민채 아빠가 누구든, 살아있든 아니든, 이제까지의 대사들을 보면 현재의 희도는 영원할 것 같은 일들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각인 될 법한 기억도 잘 안 나는 것 같던데, 현재 그 집의 소품들이 모두 남주와의 상징이 담겨 있는 물건 =들이라는 거... 너무... '인류애'적으로 이해가 되나...? 나는 현재의 캐릭터들에 대한 분석은 포기하고 그저 시청자 낚시질에만 충실한 거 아닌가 싶다.
소위 '남편찾기' 코드는 꽤 오래 울궈먹어 왔으니 그것까진 그렇다 쳐도, 설정면에서까지 이렇게 집요하게 낚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보다는 의문과 배신감이 올라오게 만드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소품과 설정의 연출이 너무나 멋지고 대단한지라 그걸 몰랐을 리가 없을 텐데. 이정도의 설정이 있었음에도... ㅎㅎㅎ...
결국 애청자들의 다양한 해석이 결말을 '맞추지 못한' 게 아니라 애초에 그냥 결말을 유추할 수 없게 만든 드라마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장치들끼리의 관계와는 상관 없이 그저 만드는 이가 원하는 결말이 결말이 되는 드라마. 아, 누구를 위한 드라마인가;

 

07.물론 작품의 좋은 점도 많다.화면 예쁘고. 배우 연기 잘하고. 대사 재밌고. (당연하지, 김은숙 작가의 제자 아닌가. 그런데 요즘 그런 류의 대사들이 드라마에 자주 나와 사실 머리가 좀 아프다.) 남성 캐릭터보다 여성 캐릭터가 훨씬 더 돋보이고 입체적이다.그렇다.

 

08.

하지만, 자우림도 몰랐겠지.'스물다섯스물하나에 성인미자 묻었다' 라는 말을 듣게 될 줄은.

 

09.

몰라. 결말 이제 알 게 뭔가. 기대가 큰 만큼 이렇게 기분 나쁜 드라마는 오랜만이다. 그냥 빨리 끝나면 좋겠다. 새 드라마 뭐 하더라.

 

10.

물론... 그래요, 배우들 사랑합니다. 이 드라마 보고 남은 건 배우들 뿐이었어. 차기작 기대할게요. 차기작은...제발...

 

아. 오늘 컨디션 너무 안 좋다.그럼 주저리주저리는 여기까지.

 

이만 .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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